26일 시민사회-종교-정치권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시국회의’서 한목소리 



“국민 여러분! 평화와 표용을 일관되게 추구했던 과거에 이런 군사적 긴장이 조성된 적이

있었습니까? 이제 우리는 안보문제를 정치에 악용하고 진실로부터 국민을 눈감게 하는 냉

전 회귀적 모험주의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민주적 과정과 절차를 중시하고 행정 권력과

군사적 수단의 남용을 경계하며, 선정적인 구호보다 평화와 상생의 길을 신중히 모색하는

미래지향의 평화적 현실주의를 선택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6.2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26일 오전 11시 백범김구기념관에는 ‘천안함 선거악용 중단,

남북 군사대결 조치 즉각 철회, 천안함 진상규명 철저 규명’을 촉구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시국회의’가 개최됐다.


 

이날 백범 김구 기념관을 가득 메운 200여명의 시민사회, 종교계, 정당 인사들은 침통한 표

정으로 정부의 남북간 긴장 구도 형성에 큰 우려를 표하고, 실제 이것이 북풍이라는 이름으

로 오는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데 대해 의견을 모았다. 




이날 각계인사의 모두발언에서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3.26

천안함 사건은 그야말로 커다란 참사인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내놓은

5.24 담화를 우리 국민이 나서서 바로잡지 않으면 3.26을 능가하는 더 큰 역사적 참사가 일

어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명숙 서울시장 범야권 단일후보는 “천안함 사고로 인해 우리 국민들은 굉장히 가슴 절절

하게 아픔을 겪었다”면서 “그런데 5월 20일 선거가 시작되는 날, 정부는 천안함 조사 결과

를 발표했는데 이런 것은 오래 전부터 기획된 선거방해나 다름없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

였다. 





한 후보는 “대통령 담화의 내용을 보면 사실상 북의 군사도발이라 규정하면서 그에 상응하

는 조치는 특별한 내용이 없고, 북에 대한 별다른 제재를 가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국가 안

보는 뚫렸지만 정권의 안보는 지키겠다는 국내 선거용 담화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우리는 평화를 지키고 만들었는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

면서 지난 10년의 평화를 깡그리 부정하고 있다”며 “남북간 대립 갈등을 부추기고 전쟁의

 먹구름까지 드리우게 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경제와 평화는 한 연결고리인데, 민주주의와 평화를 짓밟으면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의 기본도 모르는 것”이라며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치솟고 있는데 당장 서민 경제를 어떻게 할 거냐”고 반문했다. 




한 후보는 또, 이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방한하는 것을 두고, “그의 남편인 클린턴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 평화, 동북아시아의 평화의 기반을 닦은 사람”이라

며 “(힐러리 장관은)그 클린턴 대통령의 뜻을 이어서 한반도 내의 전쟁의 먹구름을 가시고

 다시금 평화체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발언과 조언과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한명숙 후보의 바로 옆 자리에 앉은 노회찬 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는 “오늘과 같은

 비상시국은 전쟁을 걱정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닌, 평화가 두려운 사람들에 의

해 조성된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노 후보는 “이번 천안함 조사 결과는 정부도 스스로 시인했든 중간 발표에 지나지 않는

다”며 “만약 이번 지방선거가 6월 2일이 아니라 7월 2일이었다면 정부의 조사 결과는 6월

 20일에 발표됐을 것”이라며 이번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가 기획된 일정이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섣부른 조사 결과에는 온통 불충분한 내용으로 가득해 대단히 유감이지만, 우리 국민

들은 이러한 부분에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을 믿고 당당히 맞서 평화를

 지키는 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오종렬 진보연대 상임고문, 김상근 6.15공동선언실천남측본부 상임대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후보,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원내부대표, 송영오 창

조한국당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등이 이명박 정부의 북풍 몰이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모두발언이 끝난 후 시국선언문을 채택하고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이강

실 진보연대 상임대표, 이석태 평화시민포럼 공동대표 등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국 선언문



오늘 우리는 이 나라의 시민으로서, 그리고 한반도 겨레의 일원으로서 천안함 사건 이래 우

리에게 불어 닥친 중대한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고 우리의 포기할 수 없는 목표인 민주 상생

 평화를 향해 다시금 큰 걸음을 내딛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 3월 26일 천안함이 의문의 침몰을 당하는 비극이 일어난 이래 우리사회는 이 비극을

함께 애통해하면서 그 원인과 책임소재를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

하기 위해 모두가 뜻과 지혜를 모으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의 자발적 의지들은 기밀과 군사안보를 앞세운 몇몇 정부 관

료와 군 수뇌부들의 배타적 정보통제에 가로막혔습니다. 그리고 결과를 예단하지 말자던

이명박 정부는 지방선거 개시일 날, 필수적인 조사작업도 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불충분

한 가설들로 가득한 의문투성이의 조사결과를 국민 앞에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사실상의 조사와 문책 대상인 군당국이 주도한 조사결과를 국민과 국회가 검증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위험하기 짝이 없는 외교적 군사적 대북 제재조처들을 국민적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말았습니다. 그 조치들은 노태우 정부의 7.7선언 이래 지난 22년

간 쌓아온 모든 평화적 위기관리체계를 무력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에는 군사

정권시대 이래 최악의 군사적 긴장국면이 조성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이러한 조급하고 독단적인 조치들이 문제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습니

까? 한반도 21세기의 미래를 보장할 온갖 평화번영의 구조들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습니

다. 세계경제위기 속에 어렵게 재기의 기회를 맞이한 우리 경제를 다시 휘청거리게 하고 있

습니다. 6자회담도 북핵폐기도 이명박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조급한 군사경제 보복조치들

에 의해 사실상 실종되어가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평화와 포용을 일관되게 추구하던 과거에 이런 군사적 긴장이 조성된 적이 있었습니까? 이

제 우리는 안보문제를 정치에 악용하고 진실로부터 국민을 눈감게 하는 냉전 회귀적 모험

주의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민주적 과정과 절차를 중시하고 행정권력과 군사적 수단의

 남용을 경계하며, 선정적인 구호보다 평화와 상생의 길을 신중히 모색하는 미래지향의 평

화적 현실주의를 선택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하나, 남북은 한반도 전쟁과 경제위기를 몰고 오는 
군사적 대결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한국정부는 국민과 국회의 합의과정, 관련당사국의 충분한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일련의 위험스런 대북 군사조처와 대북 제재조처를 철회하여야 합니다. 또한 북한정

부 역시 위협적인 언사와 극단적 군사행동을 자제하고 합당한 진상규명 절차에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 정부는 천안함 침몰을 둘러싼 많은 의문점들을 해소하고 국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

록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추가적 조치에 즉각 착수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과 검증을 보장해야 하며,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관련

당사자와 미국, 중국이 포함된 책임있는 국제 검증조사단 구성에 나서야 합니다.    



하나, 정부와 여당은 천안함 사건을 선거에 악용하지 말아야 하며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

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선거기간에 맞추어 설익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군사적 대결조치들을 선포한 것이 과연 불가피했는지 해명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의 조사결과와 군사적 대응조치에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유권자들을 위협하

는 몰상식한 정치적 언사나 법률적 수단을 악용해 강박하는 일련의 공권력 남용을 즉각 중

단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한반도 위기는 우리 의사와 관계없이 다가오고 말았지만 그 위기의 진정한 원인을 규명하

고 올바른 해법을 모색하는 일에서만큼은 우리가 절대로 소외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미래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평화를 향한 진

정한 용기와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5월 29일 3시, 청계광장에 모여 천안함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

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줍시다.

더불어 오늘 이후 매일 저녁 명동에서 모여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촛불을 밝힙시다.



향후 전개될 사이버 시국선언에 적극 참여하고, 매일 정오 청와대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한

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의지를 전달합시다.

6월 2일 유권자의 주인의식을 발휘하여 냉정하게 국정과 시정을 평가하고 

민주 평화 상생을 향한 미래를 우리 힘으로 열어갑시다.





2010년 5월 26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시국회의

Posted by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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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26 22:36 | Tracked from 단도직입[單刀直入]

    결국 이명박은 천안함 사고를 북한의 도발로 단정하고 경고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천안함 합동조사단의 발표가 전혀 의문점을 해소하지 못했는데도 말입니다.(☞ “조사단 발표는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결정적 증거라는 게 파란 매직으로 쓴 파란 1번 글씨 뿐이라는 건 이 사건의 진실을 캐내려던 사람들을 참 허무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북한 최고 포털사이트로 추정됨. 합동조사단의 조사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70퍼센트가 넘는 조사에서도 대북 강경 대응에 찬..

  1. 2010/05/27 10:11

    여론조사 신경 쓸 것 없어요... 여론은 늘 변하는 생명체니까...최선을 다하면 하늘이, 하늘에 계신 분이 도와주시리라 믿습니다. 한명숙 서울시장을 위하여... 아자아자아자.

  2. 2010/05/28 11:27

    갑자기 전쟁이라니요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야하는데....
    46명이라는 천암함영웅들에게 당신에 죽음에대해 아무런 말로 조치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인가요

    서울시장선거 나왔으면 서울시장후보로서의 비젼을 제시해야지 갑자기 반전투사가 되시겠다는 건가요

    논리도 이상해요. 소위 북풍이라며 정치적으로 이용말라면서 소위 노풍이라는 것을 선거에 이용하지말아야 한다며 한명숙후보님이 말하셔서 그래 라고 동의했었는데..... 이제와서 한나라당찍으면 전쟁난다라는 것은 좀이상해요

    이런 걸로 표모으겠다는 건 아니지요 민주당차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국민을 설득하고
    국회에서 여당과 잘 합의하고 설득해야지 어느날 갑자시 서울시장후보가 반전쟁투사가 되겠다는 건
    좀 이상하네요.... 그리고 걱정되요 소위 운동권그룹의 사고로 평범한 서울시민의 마음을 잡을수 있을까요 소시민이 보기에는 어려워요 그래서 이상해요

    답장도 주시면 좋겠네요 이해도 할수있게...

    • 2010/05/28 11:53

      운동권에서 맹 활약하신 거는 맞고 갖은 고초를 다 겪으시면서 약 10년간은(1997~2007년) 정말 민주주의가 꽃을 피웠던 시기인데 정말 좋았었는데 이게 다 민주화를 위해서 고귀한 생명마저도 내 던진 희생 당 하신 분들의 덕으로 이루어 진 것인데 ....
      어쨋거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민들의 안위를 걱정하는거 당연한 것이고 세상 보는 눈좀 길르면 좀 더 많은 것을 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3. 2010/05/28 13:35

    태권브이님 세상보는 눈 좀 길르면 좀 더 많은 것을 알지않을까? 라고 하셨는데
    태권브이님은 얼마나 세상을 길게 살았는지 모르겠네요 나는 세상살 많큼 살았고 볼 많큼 봅니다.

    어떻게 걱정되어서 보낸 글을 인신공격성으로 답변을 들으니 화가나네요. 나는 그렇게 살지않았습니다.라고 당당히 말씀하시던 후보님의 진전성은 하나도 없네요

    적어도 한명숙 후보를 대신해서 답변을 쓰면 좀더 정확한 답변을 써야지 세상보는 눈을 기르라고
    하는지 ...참 어이없네요
    다시는 들어오지않겠습니다.

  4. 2010/05/28 13:41

    안뇽 ~잘 가 ㅋ 그런데 왜 내 아디로 찌끄러 놓고 가나 ? 이상하네 정말 ㅋ

  5. 2010/05/29 13:44

    그래 이런 전쟁도불사하겟다는 북한에대항해서 내각총사퇴하고 군책임자 모두 처벌하면 전쟁나면 빠른 우리나라는 어캐됄까요....20개국에서 북한을 비판성명을 내고 잇는데 오직 피해국인 대한민국의 민주당 만이 북한을 옹호하고잇으니.. 답답하다. 그래 선거악용한다는고 주장하는건이해할게 근대 제발 북한에대해 제대로된 비판을해주엇으면좋겟다. 한나라의 초계함을 공격하고 40여명을 죽인 적국에대해 자꾸평화평화하면 답답해서살겟나/

    • 2010/05/29 22:01

      뭔가 꺼구로 알고 있잖아 ?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은 저 꼬라지당의 수꼴들이고 전쟁을 막자고 하는게 한 후보님의 뜻이며 야권연합과 각 시민사회단체의 바램이란 걸 모르시나 ㅋㅋ 제대로 되지 않는 조사를 믿을 수 없다는 것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을 ...

  6. 2010/05/30 18:56

    천안함을 폭발시킨것은 북한이다! 그런데 그 이유는 우리정부에 있다. 29일 대전유세장에서 박주선최고위원이 그렇게 말했다면서요?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군요.
    여러분들은 어디정부사람입니까?
    우리나라 배를 다른나라에서 폭파시켰는데 왜 다른나라 편을 드시는건데요?
    북한은 우리나라가 아닙니다. 우리의 적대국입니다. 헌법에 명시되어있지 않습니까?
    거듭되는 말이지만 지난 10년간 별별거 다갖다 주고서도 지금 폭탄세례받고 생떼같은 젊은이들이 46명이나 죽었는데 그래도 아무것도 안따지십니까?
    혹시 북한에게 무슨 우리국민과 우리정부가 모르는 어떤 비밀협약이라도 맺었습니까?


동북아의 평화는 여성의 꿈입니다


1.

동북아여성평화회의(NEAWPC)가 마련한 소중한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오늘 회의를 공동주관해 주신 조지 워싱턴대학 시거센터 관계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과거와 현재가 함께 공존하는 것은 어느 시대, 어떤 나라든 예외가 아닙니다. 하지만 21세기 한국에 공존하고 있는 지난 세기 냉전의 그림자는 당사자인 남북한 국민들은 물론, 동북아시아와 국제사회에 끊임없는 고통과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G20 가입국이자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인 한국민들이 살고 있는 한반도의 또 다른 명칭은 ‘세계의 화약고’입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남북한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의 군비 총합은 전 세계 군비의 65%를 차지하며, 지난 10년간 동아시아 지역의 군비는 56% 증가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전쟁이 벌어진 곳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였지만 인류의 존망을 결정할 ‘아마겟돈’(Armageddon)의 땅은 동북아시아와 한반도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오바마 대통령의 동유럽 미사일방어계획(MD) 철회 결정과 러시아와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후속협정 추진을 높이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결단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정부의 노력이 유럽과 함께 동북아시아에서도 진정한 평화정착의 시대를 여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평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염원을 “핵 없는 세계”(a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라는 말로 대변했습니다. 얼마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그러한 국제사회의 컨센서스를 담아 ‘핵무기 확산 근절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그렇습니다. 한국민들은 “핵 없는 한반도”를 진심으로 원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천명한 “강인하고 직접적인 외교”가 힘을 발휘해 북한 핵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를 열망합니다.

북한 핵문제의 해결은 단지 한국민들만의 소망이 아닙니다. 한국은 59년 전 벌어진 전쟁으로 7만 여명의 미군 사상자를 냈던 곳이고, 지금도 2만 8천명의 미군이 주둔하는 곳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자식과 남편을 해외 주둔군으로 한국에 보낸 수많은 미국 여성들의 희망이자 삶의 일부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그렇게 전쟁의 상처와 미래의 희망을 공유하고 있는 ‘친구’입니다.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함에 있어 한국의 민주당과 미국의 민주당은 오랜 파트너였습니다. 1990년대 초반에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져온 북한 핵문제는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로 클린턴 대통령과 북한이 합의한 2000년 북미 공동 코뮈니케로 해결 직전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퇴임 후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1년만 더 집권했더라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지만, 그 안타까움은 한국민 모두와 한국 민주당의 것이기도 합니다.


2.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인 한국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특히 북핵문제 해법이 실패로 끝난 부시 행정부 시절 네오콘의 대북정책을 답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상징하는 ‘비핵․개방․3000’은 북한 당국에게 사실상 항복을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남북이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며 화해협력을 추구한다는 것은 김대중 정부의 ‘6.15 공동선언’(2000년)과 노무현 정부의 ‘10.4 공동선언’(2007년)은 물론, 이명박 정부가 가장 존중한다는 ‘남북기본합의서’(1991년)의 기본정신이자 내용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9월 미국 방문 중 북핵 문제 해법으로 제안한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은 북핵 폐기와 국제사회의 지원을 한 번에 맞바꾸자(one shot deal)는 것입니다.

북핵문제가 이처럼 한 번에 해결될 수만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지난 20년간 이어져온 북핵문제의 역사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이 없는 ‘희망’만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지난 7월 미중 전략대화에서 중국 측이 지적한 바와 같이 북한 핵문제가 본질적으로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reasonable security concerns)로부터 발생했 지난 20년간 미국과 북한 사이에 충분한 신뢰가 쌓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간과한 제안이기 때문입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봅시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폐기할 테니 미국도 관계정상화와 경제협력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들어보라”고 요구한다면 방법이 무엇입니까? 핵 프로그램은 일단 폐기되면 되돌리는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대북 지원과 국교 정상화라는 칼의 손잡이는 여전히 미국의 손 안에 있습니다. 그런 북한에게 ‘관계 정상화와 경제 지원을 약속할 테니 먼저 핵을 폐기하라’는 제안은 사실상 ‘무조건적인 무장해제’의 요구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6자회담 당사국들은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2007년 2.13 합의에 도달한 것입니다. 북핵 폐기를 북미관계 정상화 및 대북 경제지원, 그리고 평화협정과 맞바꾸기 위해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의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합의는 포괄적으로 하되, 실천은 단계적으로 해나감으로써 북미 상호간의 신뢰를 쌓아 북핵문제를 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북한과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4개국이 보증하고 관리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만 60년 가까운 북미 사이의 적대관계와 불신을 해소하고 북한은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나는 불가역적인 변화를 수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돼야만 20년 가깝게 이어져온 북한 핵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3.

지난 5월과 8월 한국민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해온 노무현, 김대중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을 잃는 비통한 일을 겪었습니다. 전(前) 정부의 국무총리로서 두 차례의 장례식을 치러야 했던 저는 두 분이 일궈 놓으신 평화와 민족화해의 역사적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2009년 가을, 북미 양자대화 개최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미국을 비롯한 동북아 국가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정착,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체제 실현으로 가는 역사의 시계 바늘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마지막 입원으로 취소되었던 주한 유럽 상공회의소 초청 연설 원고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생전에 국제사회에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있습니다. “9.19로 돌아가자”는 제목의 마지막 연설문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변화를 내건 오바마 대통령은 오래된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합니다.

북한의 핵무장을 막기 위해서는 ‘비핵화를 통한 점진적 관계개선’이 아니라 ‘관계정상화를 통한 비핵화’라는 근본적이고도 포괄적인 접근방법을 채택해야 합니다.

평화협정, 외교관계 수립, 경제협력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함께 핵 폐기를 실현하는 일괄타결방식으로 한반도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관계를 정상화 하겠다’는 기존의 발상을 뛰어 넘어 ‘관계 정상화 조치를 취할 테니 핵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폐기하라’는 능동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북미관계의 정상화가 협상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핵 폐기의 초기 단계에서도 유력한 인센티브로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입니다.


4.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북미대화의 진전’과 ‘남북관계의 발전’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가는 마차입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선순환(positive cycle)으로 풀어나간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갔습니다. 그 결과 발전된 남북관계의 기반 위에서 북핵문제의 일관타결과 동시행동의 원칙을 천명한 9.19 공동성명이 채택될 수 있었습니다.
                                                                                   ▲  사진 연합뉴스
  더 나아가 노무현 정부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시아의 다자 안보협력체제에 대한 구상을 실현시키고자 했습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10.4 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이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과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두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정책은 이명박 정부에 의해 “잃어버린 10년”이라 비난받으며 거의 완벽하게 폐기되었습니다. 특히, 노무현 정부의 대북 평화번영정책에 대한 철저한 부정으로 남북대화는 중단되고 남북관계는 경색되었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은 다시 미국 및 한국과의 대화를 시작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 여기자 석방을 계기로 북미 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는 가운데, 남북 간에도 대화의 싹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을 계기로 민간차원의 교류협력 재개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 파견으로 당국 차원의 대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현대그룹과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사이에 이루어진 5개항의 민간 합의를 뒷받침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대화에 아직까지도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북한의 식량난으로 180만t의 쌀과 옥수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망하고 있고, 세계식량기구(WFP)가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남한 당국자들에게 4차례에 걸쳐 대북 식량지원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 당국자는 국회에서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국제기구의 요청에 대해서도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을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로 삼는 이명박 정부의 ‘연계 전략’은 결국 남북교류의 재개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무시하는 것임은 물론, 경제적 궁핍으로 생존의 위기에 몰린 북한의 어린이와 노인들,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인권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평화를 애호하는 동북아의 여성들이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을 북핵문제의 협상과 별도로 실행해야 한다고 믿는 이유는 지금 이 시간에도 영양실조로 발육부진을 겪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 그리고 다가오는 추운 겨울을 두려움으로 맞이해야만 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내다보이기 때문입니다.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은 즉각 이루어져야 합니다.


5.

저는 여성으로서, 어머니로서, 또 정치인으로서 비핵․평화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동북아의 여성들은 한반도에서 분단과 핵 위기가 지속되는 것을 더 이상 인내해서는 안 됩니다. 압박과 제제가 아닌 대화와 협력만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지난 20년의 경험은 바로 ‘여성주의적 강화’(empowerment)가 양자간 혹은 다자간 대화과정에서 현실적 정책수단으로 구현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여성주의적 강화’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의 성공이 비핵․평화주의, 상대방에 대한 인정과 화해,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 달성, 공동이익의 추구, 인도주의적 가치 실현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모인 동북아 지역 여성들은 각자의 정부와 국민에게 말해야 할 역사적 책무가 있습니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역사적 책임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1953년 정전체제를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동족상잔의 전쟁을 경험한 남북한은 서로 동의하는 평화적 수단에 의한 통일의 모델을 만들어 내야할 역사적 책무가 있습니다. 중국 역시 정전협정에 서명한 당사자로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할 책임이 있으며, 일본과 러시아도 인접국가로서 한반도분단의 현상유지에 의한 이익추구를 넘어서는 공생과 공영의 미래를 같이 열어 나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책임을 자각한다면 여성들의 목소리를 모아 북핵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그리고 동북아 평화와 안보협력에 대한 정책결정 과정과 협상테이블에 우리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노력합시다.행동하는 양심, 행동하는 평화주의자가 됩시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 동북아의 평화로운 미래를 함께 일구어 나가고 그 평화를 우리의 딸과 아들에게 물려줍시다.

긴 시간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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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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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르믈 벗어난 달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2010/05/04 10:23

    언제나 힘내시고 약해지지 마세요~!!

한함사 노무현 민주당 미래연 시민주권 한통속 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