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이여, 하늘이 무너져도 진실을 세워라"



유시춘 / 전 국가인권위원


31년 전, 유신 치하의 사법실상


크리스챤아카데미 활동 모습


지금부터 31년 전 오늘, 1979년 3월 9일 오전 10시에 한명숙은 중부경찰서 김 형사라고 거짓 신분을 말한 중앙정보부 요원에게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갔다. 이후 신인령(전 이화여대 총장), 김세균(서울대 교수), 정창렬(한양대 교수), 황한식(부산대 교수) 등이 연달아 같은 일을 겪었다. 이들은 대학원을 마치고 막 강단에 선 신진 엘리트들이었다. 3월 27일 강원룡 목사가 중정으로 연행되고서야 지인들은 사태를 알아차렸다. 중정은 수색영장도 없이 사무실과 집안의 모든 종이를 훑어갔다.

 

연행된 이들은 실로 죽음에 이르는 잔인하고 혹독한 고문에 방기되었다. 이들은 5월 4일 기소될 때까지 그렇게 짐승의 시간에 버려져 있어야 했다. 가까스로 이세중, 홍성우, 황인철 변호사들이 단 한번 이들을 면회하고 경악했다.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이들은 자신들을 방어할 기력을 완전히 상실한 듯이 보였다.

 

4월 16일 중앙일간지들은 일제히 중정의 발표문을 앵무새처럼 받아 대서특필했다. 이른바 '불법용공서클 일당 검거'였다.

 

그러면 과연 이들이 한 일은 무엇이었는가? 크리스찬아카데미 원장 강원룡은 한국사회구조의 병폐를 '양극화'로 진단했다. 이념과 체제의 양극화 위에 소수 특권층과 다수 국민대중, 도시와 농촌, 호화주택과 빈민촌, 기업주와 노동자, 남성패권과 여성 등등. 이들 집단간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야말로 사회갈등을 치유하는 사활적 문제라 생각했다.

 

다수 국민의 편에 서서 사회개혁에 관심을 가지는 세력을 양성하기 위해 크리스찬아카데미는 노동, 여성, 농민, 학생, 교회단체 회원을 수강생으로 모집해 각종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한명숙과 신인령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일했는지 두 사람에게 '아카데미무당'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두 사람은 늘 눈이 반짝였으며 교육사업에 대한 자긍심으로 충만해 있었다.

 

이들의 열정은 점차 그 효력을 드러냈다. 수강생들은 각자의 일터로 돌아가 노조를 결성하는가 하면 민주화를 요구하는 각종 조직을 건설했다.

 

사실상 박정희의 종신집권체제인 '유신왕조'를 받치고 있던 중정은 이를 놓칠세라 무식하게시리 빨간 페인트칠을 했다. 무엇이 두려우랴! 자신들이 의도하는 대로 척척 손발을 맞추어 주는 관제언론과 검찰이 부복하고 있음에랴!

 

증거물이라고는 '민중' '민주' 등의 어휘가 제목으로 찍힌 서적 몇 권을 두고 모든 혐의사실을 중정이 조작하고 검찰은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거기다 더 보태어 검찰은 어처구니없는 무식을 스스로 폭로하기까지 했다. 크리스찬아카데미의 후원자인 유명한 국제기구인 WCC를 'KGB(소련 비밀경찰)'의 하부조직이라고 우겼다.

 

이 과정에서 구속자들에 대한 '숨이 멎는' 고문사실이 정식으로 알려진 것은 변호인 반대심문이 있던 7회 공판 때였다. 그러나 '증거능력'을 상실한 고문수사의 자백 같은 건 문제되지 않았다.


오호라, 슬프고 또 슬프다


법정이 신성한 이유는 그곳이 진실과 정의를 찾아가는 험난한 여정이기 때문이다. 그때 유신 치하의 법원은 검찰의 영장청구접수와 발부를 담당하는 행정부서에 불과했다. 그들은 공소장을 판결문의 부본처럼 사용했다.

 

역설적이게도 재판부의 판결문은 아카데미 교육의 목적과 내용을 잘 간추리고 있다.

 

"....... 궁극적으로 인간화의 실현을 이념으로 자유와 평등이 동시에 실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하여 그 방법으로 노조, 여성, 농민, 학생, 종교, 언론, 등 소위 중간집단을 육성 강화하여 때로는 압력을 통하여 때로는 화해와 통합기능을 통해 양극화의 해소를 기한다는 전제아래 그들을 의식화시키는 과정에서 착취로부터 해방되고 권익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의식을 고취시키고 이들을 조직화시켜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했다"

 

마지막으로 터무니없는 사회주의 운운만 뺀다면 이는 정확한 기술이다. 

 

재판과정에서 확인된 불법 체포와 구금, 압수수색, 처절한 고문폭로 따위는 재판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1979년 9월 22일. 판사는 아무런 고뇌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이 징역 7년 등 최고형량을 선고했다.

 

이것이 유신왕조의 사법실상이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오직 '진실'뿐


그 한명숙이 31년 만에 다시 법정에 피고인으로 섰다. 국민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이 헛되지 않아 그동안 군사정권은 소멸하고 민주정부 10년을 세우기도 했다. 그녀는 최초의 여성 총리를 역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 집권당의 지방권력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있다.

 

검찰은 그녀가 백주의 총리공관에서 곽영욱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5만 불을 받았다고 기소했다. 온갖 비리의 백화점인 듯이 보이는 곽영욱의 오락가락 진술이 그 근거인 듯 보인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검찰이 한명숙이 받아챙겼다는 그 5만 불의 용처도 밝히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한명숙더러 그 용처를 밝혀 달란다. 혹시 아들 연수비용으로나 가족이 해외체류시 사용하지 않았느냐고. 참 뒤집혀도 한참이나 뒤집혔다. 살아온 온 생애를 걸고 결백을 외치는 이에게 범죄자의 진술 대로 자신들의 기소 내용에 짜맞추라니!

 

왜 검찰은 한명숙 측 변호인이 요구하는 자료를 내줄 수 없다고 버티는지 오묘하다. 중대한 국가안보나 타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등등 이유도 구차하다. 한명숙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불러온 검찰이 이와 똑같은 동기와 방식으로 진행하는 듯이 보이는 표적수사와 야비한 언론 플레이에 항의하면서 검찰수사에는 협조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랐다.

 

31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 한명숙을 보면서 나는 결코 희망의 빛을 느끼지 못했다. 나의 뇌리에 각인된 법정은 과거 독재의 하수인으로 기능했던 여러 모습이기 때문이다.

 

군사정권 시절, 실로 무수한 이들이 법정에서 죽임을 당하거나 인권을 송두리째 유린당해왔다.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재판부가 조금이라도 인권 최후의 보루라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그렇게 무고한 생령들이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강산이 서너 번 바뀐 후에야 국가는 그때 사법부의 오판으로 인한 천문학적 보상금을 국민 혈세로 내주고 있다. 그나마도 재심제도가 있어서, 다시 진실을 파고드는 사법부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민청학련 사건이 그렇고 인혁당이 그렇다. 죄없는 어부를 간첩으로 둔갑시켜 여론조작에 이용하고, 아내를 살해한 살인범을 반공투사로 조작하고, 조국애에 몸살 앓던 재일교포들을 정치적 필요로 악용하고…… 이루 다 말하기 버겁다.

 

다소 난폭하게 정의하자면, 독재정권 시절의 법정은 민주주의가 피흘리며 쓰러진 곳이다. 인권이 사정없이 짓뭉개지던 사각지대였다. 설령 총칼과 군홧발이 법정을 원격조종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적어도 법정은 고뇌하는 빛이라도 보였어야 했다. 그래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민중들이 집단창조하는 가장 정직하고 신랄한 야유로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한다.

 

법원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인류보편의 최고가치인 민주주의 체제를 보존하고 지원하며, 인권의 마지막 수호자의 역할이라고 확신한다.

 

그동안 우리의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는 '비사법적인 경로'로 통해 성취된 측면이 크다. 독재시절에 의회보다는 민간에 의한 서명, 농성, 시위, 집회, 극한적 분신 등이 정치상황을 이끌어가던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민주주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사회라면 인권은 마땅히 통상적인 사법절차를 통해 충족되어야 한다. 법원은 주도적으로 사실확인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행정부가 그 명령을 준수하는지 여부도 감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시민사회와 동반자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치욕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완성된 오늘, 전직 총리 한명숙의 운명은 이제 '사법적 경로'의 회로 속에 놓였다. 오로지 우리들이 그리고 국민 대중이 알고 싶은 것은 '진실'일 뿐이다. 국민은 그 누구의 편도 들 생각이 없다.

 

오오, 나는 진실로 보고 싶다. 진정으로 소망한다. 거짓과 편견과 음험한 의도로 뒤덮여 있는 지뢰밭을 헤치고 오직 비너스의 나신처럼 그렇게 아름답게 서 있는 '진실'을 향해 진군하는 사법부의 노력을 보고 싶다. 법정이 더 이상 민주주의와 인권과 진실이 피흘리며 처참히 쓰러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빛나게 증언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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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명숙


2010년 3월 8일. 우리는 한명숙 피고와 함께 법정에 섰다
이 땅에 태어난 우리 모두가 불쌍한 피고가 아닌가

3월9일

이기명(칼럼리스트)
 
 

▲ 3월 8일, 첫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한 한명숙 전 총리 ⓒ 에이런


존경하는 판사님.

저는 오늘 생애 두 번째로 법정에 섰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1년 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투옥되어 생사를 넘나드는 고문을 당하고 법정에 섰던 것이 첫 번째입니다.


2010년 2월 8일 오후 2시. 
한명숙 피고의 진술을 이렇게 시작됐다. 
독재가 사라졌다는 지금 법정에 선 참담한 심정이 짙게 묻어났다. 
그는 독재 권력에 맞서 죄수복을 입었을 때 떳떳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중략)

지금 제가 맞닥뜨린 시련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검찰 기소에 의해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뒤집어 쓴, 전 국무총리가 되어있는 것입니다. 부패와 비리, 제 인생에는 결코 들어올 수 없다고 생각했던 말이,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 제게 일어난 것입니다. 이전처럼 저의 신념과 행동의 올바름을 주장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뇌물수수’라는 모두가 경멸해마지 않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법정에서 싸워야 하는 구차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굳이 변명을 하지 않아도 살아 온 과거를 보면 그의 삶을 조명할 수가 있다. 국민들이 경악을 하는 것은 한명숙이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 아니다. 국민은 이미 한명숙이라는 인간의 걸어 온 삶을 통해서 한명숙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중략)

저는 남의 눈을 피해 슬쩍 돈을 받아 챙기는 그런 일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할 줄도 모릅니다. 또 남의 돈을 스스럼없이 용돈처럼 받아 쓰는 문화에 익숙하지도 않습니다.

더구나 국가 공공시설인 총리공관에서 벌어진 오찬 자리에서, 비서관과 경호관들이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는 그런 자리에서 돈을 받는다는 것은 저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방청석의 흔들림이 있었다. 흐느낌이었다. 옆에 앉은 여성이 손수건을 꺼냈고 재판 내내 그는 눈에서는 손수건이 떠나지 않았다.


그 여성뿐이 아니었다. 둘러 본 법정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슬픔과 분노가 무겁게 깔려 있었다. 


(중략)

저는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삶과 양심을 돈과 바꿀 만큼 세상을 허투루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가난해도 항상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한때나마 제가 가졌던 지위를 자랑하거나 허세를 부려 본 바도 없었습니다. 이 사건이 보도된 후 저는 국민을 향해서 “인생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저에게 단순한 언어적 수사가 아닙니다. 저의 살아온 삶 전체를 건 절규였습니다. 저에게는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화려한 경력보다는 저를 지탱해 온 삶의 진실이 더욱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한명숙은 자신이 한국 최초의 여성총리로서 또한 민주주의를 위해 신명을 바쳐 헌신한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또한 여성들에게 상징적인 인물이었고 누구에게든 뇌물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했다.


(중략)

제가 도덕성을 잃으면 이것은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저를 바라보고 온 사람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저는 그 책임감과 내가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도덕적 소명감을 매순간 자각하며 살아왔습니다. 또한 한국 최초의 여성총리로서 제가 일을 잘하고 깨끗해야만 후배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고 자라나는 우리 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한명숙은 왜 자신이 검찰에서 묵비권을 행사했는지 분명하게 밝혔다. 
검찰 빨대들을 향한 대한 분노가 생생하게 전달됐다.


(중략)

저에 대한 수사는 조사과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언론플레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익명의 가면을 쓴 누군가에 의해서,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심지어는 수사가 종결되기도 전에 제 혐의 내용이 샅샅이 구체적으로 때로는 내용을 조금씩 바꾸어가면서 언론에 유출되었습니다. 일부 언론의 보도 속에서 저는 이미 범죄자가 되어 있었고 저의 인격과 명예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검찰조사는 진실을 밝히는 공정한 절차가 아니라 요식절차에 불과했습니다.


저질 빨대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이 그 비열한 정체를 소상하게 알고 있다. 빨대들에 의해 근거도 없이 병균처럼 번진 악성소문은 급기야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 참담한 고통을 한명숙 역시 뼈저리게 체험한 것이다.


(중략)

검찰에서 그를 만났을 때, 그가 검사의 포로가 되어 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병약하고 공포에 내몰려 있었습니다.

“살려 주세요 검사님, 저 죽을지도 모릅니다.”라고 애원하는 처절한 모습을 봤습니다. 한명숙 표적수사에 얼마나 모진 고초를 당했으며 얼마나 재산과 생명의 위협을 느꼈으면 그런 터무니없는 거짓진술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인간적으로는 안타깝고 동정이 갔습니다. 이러한 궁박한 상황에서 그의 약점을 잡아 받아낸 진술 하나 만을 가지고 저를 몰아붙이고 있는 검찰의 수사는 재판과정을 통하여 그 허구가 명명백백히 밝혀지리라 믿습니다.


인생을 건다는 것은 목숨을 건다는 의미다.


누구나 목숨을 건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냥 해 보는 사람이 있다.


입만 열면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 목숨을 수백 번 수천 번을 건다 해도 국민이 그를 믿을 것인가. 오늘의 정치가 이 지경이 된 것도 국민들 머릿속에 깊숙이 박혀있는 불신 때문이 아닌가. 그 불신의 주인공과 목숨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본래 거짓이니 약속은 그냥 장식품일 뿐이다.


(중략) 

저는 지금 이 순간, 살아온 모든 인생을 걸고 제가 평생을 지켜온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죄의 유무를 따지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살아 온 삶 전체를 심판받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제가 가진 재산이라곤 지금까지 살아 온 삶 밖에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 저 역시 살아 온 삶이 소중합니다.

저는 신앙인으로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직 진실만을, 양심의 소리만을 말하겠습니다. 제가 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았다고 증명하는 일은 난감하고 가슴 답답한 일입니다만,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재판에 최선을 다해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정의와 공평의 눈으로 진실을 밝혀내실 판사님의 혜안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시간이 넘는 재판과정은 한숨과 분노와 연민과 모멸의 장이었다.


한명숙의 발언이 계속되는 동안은 한숨과 분노가 일었고 곽영욱의 이름이 언급될 때는 분노와 모멸과 연민이 엇갈렸다.


링거를 꽂고 휠체어에 노구를 의지한 채 앉아있는 곽영욱을 보면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법률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답답하다. 곽영욱 사장이 전달한 5만 달러를 어디다 썼는지 검찰은 아직 밝히지 못한 모양이다. 그래서 피고인에게 어디다 썼는지 자료를 냈으면 하는 눈치다.


“한 전 총리가 해외체류 중 달러를 구입한 사실이 없는데 어떻게 경비를 충당했는지 피고인이 소명자료를 낼 계획이면 미리 알려 달라”


그 때 장내가 소란스러워 졌고 웃음소리가 들렸다. 웃음의 의미를 모두가 안다.


“검찰이 입증을 못해서 수사기록에도 없는 걸 피고인에게 보여 달라는 것이냐”


변호인의 거부는 당연하게 느껴졌다.


검찰은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꼴이 말이 아니다. 재판장도 한마디 했다. 오죽하면 재판장이 공소유지에 자신이 있으면 변호인의 자료 요청을 거부하라고 까지 했을까. 검찰의 자질부족인지 순진한 것인지 헷갈린다.


기자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 문득 '빨대'라는 추한 단어가 생각났다. 
'빨대'.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했던 빨대와 빨대를 따르던 검찰 기자들.


지금도 빨대가 그리울지 모른다. 왜냐면 받아만 쓰면 되니까.


어차피 그렇고 그렇게 평가된 검찰 기자가 아닌가. 
심한가. 그래서 평소에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보고 느낀 대로 공정하게 쓰라는 것이다. 
불러 주는 대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은 4월 9일로 1심이 끝난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코미디를 구경하게 될 것인가.


문득 서글퍼진다. 
이유는 묻지 말라. 법정에 우리 모두가 피고가 된 느낌이다.


역사의 법정에 선 우리들. 
한명숙 전 총리의 얼굴 뒤에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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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명숙

라디오21의 에이런님이 어제 첫 공판 현장을 스케치한 기사를 보내오셨습니다.  소중한 글 실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관리자 작심



라디오21의 에이런입니다.

 

3월 8일 한명숙 전총리의 첫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방법원 동문의 모습입니다. 공판은 2시 예정이었지만 한명숙 전총리를 응원하기 위해 1시경부터 시민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한명숙 전총리를 웅원하는 플랭카드를 든 한 시민은 그냥 지켜만 보기 안타까워서  조금이라도 한명숙 전총리를 지켜드리고 싶은 마음에 나왔다고 했습니다.

검찰을 희화하고 한명숙 전총리를 지키겠다는 마음을 담은 피켓을 든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라디오21의 진행자인 노혜경님이 유시민 전장관과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시민이 든) 피켓들을 보니 느낌이 많이 교차합니다. 한 말씀 해주시죠.

- 우리야 한명숙총리님께서 결백하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공작수사, 정치적인 기소, 이런 것들을 다 극복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MB정권심판, 진보개혁진영의 승리를 가져다 주시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런 확신과 믿음, 우리 한명숙총리에 대한 사랑, 이런 것들을 확인하고 나누기 위해 다들 여기 와 계신거죠. 저도 그런 마음으로 보태기 위해 왔습니다.

- 저기 피켓을 보면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그래서 이제 당신을 지켜드리겠습니다. 한명숙 총리님." 사실 가슴이 턱 무너지는 이야기예요. 얼마 전에 자서전 쓰시지 않았습니까. 쓰시면서 너무너무 마음이 상해서 무너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 원래 독재 정권이 나쁜 짓을 할 때는 고립시켜놓고 하나씩, 하나씩 하는 것이 거든요. 노무현대통령님에 대해서 그렇게 할 때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 문제려니 그렇게들 많이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을 시작으로 해서 시민단체, 야당, 진보언론 전부 다 그렇게 하지 않습니까. 지금와서 그런 깨달음이랄까 하는 것이 좀 넓게 자리 잡아서 이번에 한명숙총리에 대한 공격을 막아내는 데 많은 분들이 함게 하셔서 많이 안심이 됩니다.

- 한총리님을 지켜내지 못하면 일반시민에게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 거다라고 사람들이 많이 긴장하고 있는 것 같긴 해요.

- 그렇죠. 대통령 지내고 국무총리 지낸 분들의 인권조차도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라면 평범한 국민 그 누구의 인권이 존중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많은 시민, 국민들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시고, 진실이 힘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그것을 믿고 의지해서 다함게 어려움을 건너가야지요. 

제가 어제 잠이 잘 안와서 세시 넘게 잠을 못잤습니다. 제가 이럴진대 우리 한명숙 총리 당사자는 마음이 어떠실까 생각도 들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지켜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센 것은 진실이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고 때로는 진실이 묻히고 짓밟히는 때가 있지만 그래도 종국적으로는 그 어는 것도 거짓이 진실을 이기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믿고 함께 가겠습니다. 함께 갑시다.

- 지금의 현실은 공안정국이라해도 지나치지 않은데요, 진실은 곧 밝혀지겠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법원의 판단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제가 청와대에 있었을 때 같이 있었던 비서관입니다. 어떻게 나오셨어요?

- 인터넷보고 나왔습니다. 노무현대통령님 가신 이후에 마음을 다스리면서 그 아픔이 이제는 한명숙총리님에게로 넘어오는구나, 이 분만큼은 지켜드리자 그런 마음으로 나왔어요.

- 비서관을 지내셨던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개인적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떠세요?

- 이 정부가 눈에 안보이게 지난 정부 사람들이 이 사회에서 제대로 삶을 유지하는데 음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지 않나 그런 느낌을 받고 있어요.

한총리님을 응원하기 위해 오신 분들에게 백합꽃을 나눠주고 있는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 순결, 결백을 상징한다면서 백합꽃 백오십 송이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스케치북에 자신의 주장을 써서 펼쳐든 시민이 있었습니다.

-현재 돌아 가는 것이 상식과 원칙에 맞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써왓습니다.

- 지금 검찰에서 저지르는 것은 헌법과 형법을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니 검찰 먼저 처벌되어야 합니다. 검찰이 먼저 불법을 저지른다면 국민이 납득 못하고 법에 수긍을 못하죠. 법이란 것이 상식이란 토대 위에 있는 건데 상식과 원칙을 깔아 뭉게면서 법치로 가겠다는 것은 넌센스, 아이러니라고 생각합니다.

한명숙 전총리가 도착할 시간이 되자 시민들은 한 쪽에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1시 40분 경 한명숙 전총리의 차가 법원에 도착했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분들은 힘내시라며 들고 있던 백합을 전달했습니다.

한명숙 전총리 뒤에는 이해찬 전총리의 차가 뒤따르고 있었습니다.

법원 건물 앞에는 시민들과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었고 차에서 내린 한명숙 전총리를 유시민 전장관이 맞이하였습니다. 

 

한명숙 전총리는 법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지인과 잠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시민들은 박수와 함께 '힘내세요'라는 구호을 외치며 한명숙 전총리를 응원하였습니다.

한명숙 전총리는 이해찬 전총리와 함께 1층에서 엘리베이터로 올라갔습니다.

시민들은 이층에서 검색대를 통과해서 법정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려면 카메라 장비를 맡겨야 했습니다.

취재진은 1층과 건물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4시경에 공판이 끝났고 한명숙 총리가 1층 로비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한 시민이 백합꽃을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한명숙 전총리가 법원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 예상하지 않은 동선으로 이동하여서 취재진이 촬영을 하느라 차에 탑승할 때까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공판이 벌어진 312호 법정에 좀 늦게 들어갔습니다. 102명의 좌석이 있는 법정안을 100명 정도의 사람이 더 들어가서 꽉 메우고 있었고 들어가지 못하고 법정 밖에서 기다리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마침 한명숙 전총리의 진술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한명숙전총리는 숱한 시련들 속에서 절망하지 않고,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다만 주어진 삶을 진실되게 살려고 노력해 온 자신이 이전처럼 신념과 행동의 올바름을 주장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뇌물수수라는 모두가 경멸해마지 않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법정에서 싸워야 하는 구차한 처지가 되어서 한없이 서글프고 착잡한 심정이라고 했습니다.

국민을 향해서 "인생을 그렇게 살지오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한 것은 자신의 살아온 삶 전체를 건 절규라고 했습니다.

수사내용을 언론에 유출하여 이미 범죄자로 만들고 인격과 명예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언론플레이를 한 부당한 검찰수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서 묵비권을 행사했으며 이제 법정에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정의와 공평의 눈으로 진실을 밝힐 판사님의 혜안을 믿는다는 말로 진술을 마쳤습니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사법부임을 목도해 왔습니다. 그리고 또 모든 법관이 진실을 밝힐 혜안을 가진 것이 아님을 보아왔습니다.

검찰이 진행 중인 사건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일부수사기록의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판사(김형두부장판사)가 '이번 사건은 간접증거, 정황증거로만 기소가 이루어져서 검찰측의 기소 동기에 의문이 가고 있는데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을 명백히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자료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며 '그 부분을 빼고도 공소유지가 된다고 생각하면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을 하는 것을 보며 적어도 진실을 외면하여 진실이 묻히고 짓밟히게 할 판사가 아니라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한명숙 전총리의 '제가 가진 재산이라곤 지금까지 살아온 삶 밖에 없습니다'라는 말이 귀에 박힙니다.

이제 법정에서 자신이 살아 온 모든 인생을 걸고 평생을 지켜온 진실을 밝히는 싸움의 첫 걸음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방선거를 위해 선고가 빠르게 내려진다고 합니다. 유시민 전장관의 말대로 진실이 밝혀지고 이런 것들을 다 극복하고 정치검찰의 파렴치한 공작수사가 저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가 지방선거에서 MB정권의 심판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는 날까지 한명숙총리님 힘내시길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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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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