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에 분노하는 것은 정의입니다


어제 저녁 명동에 나갔습니다.
미디어 악법 원천무효 천만인 서명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정연주 전 KBS 사장님께서 나와 계십니다. 이명박 정부가 불법을 동원해 강제로 해임시키신 분입니다.

며칠 전 법원은 검찰이 정연주 사장에게 들이 댄, 지나가던 소도 웃을 억지 배임혐의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정권은 정연주 사장에게 휘둘렀던 망나니 칼을 다시 MBC 엄기영 사장에게 겨누고 있습니다.

한 달 동안 거리에서 미디어 악법 무효를 외치느라 뙤약볕에 검게 그을린 최문순의원과 천정배의원님이 천진한 웃음을 머금고 손을 내밉니다.

맞잡는 손에 가슴이 아파 오래 동안 손을 놓지 못했습니다. 누가 이 선량한 국회의원들을 거리에 세웠을까요?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30초의 관심과 1분의 손길이 민주주의를 살린다고 외쳤습니다. 많은 시민이 호응해 주십니다.

손을 잡아주시는 분, 자유언론을 꼭 지켜달라고 당부를 하시는 분, 그리고 우리가 당신들과 함께 하겠다는 말씀을 주십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들이 계시기에 우리는 힘을 얻습니다. 그동안 마음에 눌어붙어 있던 암담함과 피곤이 가시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우리가 함께하면 분명히 좋은 나라, 좋은 세상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뜨거운 시민들의 호응 속에서 마음 한 구석으로 씁쓸함이 다가섭니다. 민초는 이렇게 변화를 위해 소리 없이 끈질기게 움직이는데 지식인, 정치인 소위 이 사회를 이끌어 간다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말을 너무 쉽게 바꾸고 잊어버립니다.
  


그들은 용산참사의 아픔을 잊어버렸습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처절한 절규도 잊어버렸습니다. 재판에 간섭하여 사법부의 권위를 떨어트린 대법관은 자신의 본분과 명예도 잊어버린 채 자리 지키기에만 급급합니다. 정의가 사라진 사회는 부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우리 스스로 불의에 대한 분노를  잊어버리고 산다는 것입니다. 우린 너무 쉽게 분노하고 너무 쉽게 잊어버립니다. 자신이 했던 말도, 함께 했던 분노도, 원칙과 상식마저도....

하지만 저는 오늘 이 우울한 망각의 계절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최문순의원이나 천정배의원님처럼 묵묵히, 국민의 망각을 되새김질하여 정의를 일깨우는 일이 정치인의 바른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2009. 9. 3
한 명 숙
Posted by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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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절기 건강 유의 하시고요...맨위 前국무총리라고 하셨는데 그것 보다는 그냥 정치인 한명숙이라고 하는 건 어떨까요? 그냥 제 생각을 적어 봤습니다.

  2. 2009/09/05 01:32

    고생이 많으십니다. 신종플루가 극성이라니 모쪼록 건강챙기십시오.멀리서나마응원보냅니다.

  3. 2009/09/05 11:39

    불의에 대한 무관심은 힘없는 일개 시민으로써 일종의 자기방어기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자신을 짓밟고 뭉개는 위정자에게 표를 주는 것도 마조히스트적인 기질이 표출된 것이기도 하구요. 일상의 매순간순간 선택의 갈림길에서 행동하는 양심, 깨어있는 시민... 결코 쉬운것이 아니더군요.

  4. 2009/09/06 11:45

    한명숙 의원님 정말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정의는 승리할것입니다. 깨어있는 시민이 많으니까요

  5. 2009/09/11 22:43

    ㅎㅎ 붉은악마가 되신 모습...너무 귀여우셔요~^^
    다음 달 헌재의 바른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
    이리 고군분투하시는 총리님을 늘 응원하겠습니다.
    건강 유의하십시오.

한함사 노무현 민주당 미래연 시민주권 한통속 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