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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6개월의 짧은 신혼생활의 추억만을 남겨 둔 채
내 곁을 떠났다. 나는 이제 혼자다. 운동의 동지이자, 삶의 친구였으며 사랑하는 애인이었던 나의 님은 가고 나만 혼자 남았다. 지구상에 나 혼자만 버려진 느낌이었다. 그렇게 좁아만 보였던 신혼방은 시베리아 벌판 보다 더 황량하고 추웠다. 슬프다고 생각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욱 슬프게 했다. 사람의 눈물이 마를 수 있다는 걸 난 그 때 알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슬픔에 겨워 있을 순 없었다. 난 비록 혼자지만 이제부터 두 사람의 인생을 살아야 했다. 차디 찬 감방에서 젊은 꿈을 사장 당하고 있는 나의 동지를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살아야만 했다. 나는 혼자였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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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갇혀있던 대전교도소는 일제시대에 정치범 수용을 위해 지어진 곳으로 서울에서 약 세 시간 거리에 있었다. 나는 남편이 수감되던 그 날부터 출옥하는 그 날까지 (교도소 규정에 따라) 단 한 번의 어김도 없이 일주일에 한 번씩 편지를 쓰고, 한 달에 한 번씩 면회를 갔다. 남편 역시 일주일에 한 번씩 붙여오는 답장을 단 한 차례도 빠트리지 않았다. 비록 교도소의 검열을 거쳐 서로의 생각을 온전하게 전달할 순 없었지만 남편과 나의 옥중서신은 13년 동안 서로의 이상과 사랑을 오롯하게 확인할 수 있는 창구였다. 

우리의 편지는 남편과 나를 연결시켜주는 유일한 통로였으며 사랑을 확인시켜주는 강한 끈이었다. 우리의 못 다한 사랑과 시대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분노와 희망이 온전하게 편지에 실려 있었다. 우린 편지만으로도 깊은 사랑을 나눌 수 있었으며 서로에 대한 믿음과 철학까지 공유할 수 있었다. 나는 남편의 편지를 먹고 사는 새댁이었다. 그리고 점점 더 강하고 맹렬한 투사가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본격적으로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1970년 이화여대 사감을 지냈던 나는 학생들의 시위를 지

원하다 결국 직장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크리스챤 아카데미는 나의 인생을 뒤 바꾼 두 번째 계기가 되었다.
크리스챤 아카데미는 당시 한국사회에 산재해 있던 갈등과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위하여 창설되었지만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중간자적 중재자를 양성하는 데 그 실질적인 목표를 두고 있었다. 노동자, 농민, 여성, 학생, 종교를 다섯 계층으로 나누어 집중적인 중간집단 교육을 실시했다. 나는 당시 여성 프로그램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중간집단 여성교육 과정에 오히려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은 교육생 보다는 나 스스로였다.


교육과정에서 나는 너무도 소중한 동지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여성노동자, 여성농민 등 가난하고 소외 받는 여성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감동은 나를 지금까지 지탱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다. 그 때 만난  분들은 지식인 여성들과 더불어 한국 진보 여성운동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크리스찬 아카데미의 6년 동안의 교육은 실질적인 한국 민주화 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 무렵 어쩌면 난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인지도 모른다. 배가 고플 정도로 가난했으며 남편이 출옥될 가능성은 단 1%도 없었고, 서슬 퍼런 독재정권은 살벌한 감시의 눈길을 한시라도 거두어들이지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참으로 씩씩하고 용감했다. 어머니가 사다주신 평화시장의 싸구려 티셔츠와 까만 바지를 입고서 거침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누비며 헤집고 다녔다.

나는 매사에 감사했으며 작은 일에도 크게 기뻐했다. 그 어떤 어려움도 세상을 바르게 살아간다는 자부심과 불의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정의감으로 이겨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독재정권의 마지막 발악은 나와 우리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한 순간에 깨트려버렸다. 1979년 박정

희 독재정권 말기 결국 나를 포함한 여덟 명의 동지들은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으로 구속되고 말았다.

Posted by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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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8 01:14

    과거의 모습과 인생 역정을 알 수 있어서 여운이 남고 매우 좋습니다.

  2. 2010/03/12 22:42

    힘내세요.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3. 2010/05/04 00:39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4. 2010/05/22 22:46

    비밀댓글 입니다

  5. 2010/05/24 23:51

    사랑합니다. 늘 응원하겠습니다.꼭 서울시장이 되어 서울시민들의 시름을 내려 놓아 주시기 바랍니다

  6. 2010/05/27 11:25

    당신이 정말 서울시장에.관심이잇는지..의심스럽습니다.당신은,정치목적으로..서울시장이될여고하는 모습이 너무나 가식적으로 보입니다,,,정치복수가,,강한..당신이..정말싫어요

    • 역사정의남 수정/삭제> 댓글주소
      2010/05/27 12:06

      최관호님! 실명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 복수라 함은 힘있는 자가 힘이 약한 약자의 대변자를
      정치적 이유로 탄압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해가 되시나요?

  7. 2010/05/29 21:29

    당신의 얼굴, 자꾸만 보고 싶어 집니다. 그 정직한 웃음이 오늘의 세상을 환히 비추길 기도합니다.^^ 힘내세요^.~

  8. 2010/06/03 13:25

    한명숙님,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이 살아온 34살의 여성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이번에 당선되기를 무척이나 바랬습니다.
    계속해서 한명숙님을 응원하겠습니다.

  9. 은평구사진프리렌서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2010/06/07 23:20

    가슴이아파옵니다 병원을가보면 의사와간호사 간병인이마니있읍니다 하지만 아파본사람이 치료와 간호간병을아주잘하는경우가있었읍니다 총리님도 서민들의이픈가슴을 치료해주시는 정치적의사가되어주시기를진심으로바랍니다

한함사 노무현 민주당 미래연 시민주권 한통속 한지